『20년이 지나도 선명한 첫사랑, 마주하지 못한 죄책감의 무게』
🎥 영화 개요
🎬 제목: Valoa valoa valoa (영제: Light Light Light, 2023)
🌍 국가: 🇫🇮 핀란드
🎞️ 장르: 성장 / 로맨스 / 드라마
🗓️ 제작 및 방영: Lucy Loves Drama, Tekele Productions 외 / 2023 / 단일 장편
📢 감독: Inari Niemi (이나리 니에미)
🖋️ 각본: Anna Brotkin (안나 브로트킨), Topi Kukila (토피 쿠킬라)
📖 원작: 『Valoa valoa valoa』 – Vilja-Tuulia Huotarinen (빌야-투울리아 후오타리넨, 2011)
📺 플랫폼: Vimeo on Demand, Festival Circuits
👩💼 출연: Rebekka Baer (레베카 베르) – Mariia (마리이아)
Anni Iikkanen (안니 이카넨) – Mimi (미미)
🧩 스토리 심층 탐구 (스포일러 포함)
💥 '두 개의 폭발'의 상징적 연결
영화는 두 가지 종류의 '폭발(Explosion)'을 병치시키며 서사를 이끌어갑니다.
- 체르노빌의 폭발 (집단적 트라우마): 1986년이라는 시간적 배경은 영화에 즉각적인 불안, 공포, 그리고 종말론적 분위기를 부여합니다. 라디오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방사능 낙진 경고, 요오드 알약, 그리고 오염에 대한 두려움은 마리이아와 마을 전체를 짓누르는 외부적 위협입니다. 이는 젊은 사랑이 영원할 수 없다는 운명적인 징조이자, 현실의 취약성을 상징합니다.
- 마리이아의 '의식의 폭발' (개인적 각성): 미미와의 만남은 마리이아의 닫혀 있던 세계에 들이닥친 감정적 핵폭발과 같습니다. 첫사랑, 특히 동성에게 향한 퀴어적 각성은 그녀의 모든 감각을 일깨우고 '빛(Valoa)'으로 가득 채웁니다. 이 격렬한 감정의 폭발은 체르노빌의 폭발과 마찬가지로 통제 불가능하며,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상징성: 체르노빌의 '보이지 않는 위협'은 미미가 안고 있는 '내면의 어두운 비밀(가정 폭력, 자살한 어머니의 그림자, 사회적 편견)'을 상징합니다. 두 소녀의 사랑은 외부 세계의 독성(방사능)과 내부 세계의 독성(트라우마)으로부터 도피하려는 일시적인 오아시스입니다.
🌱 마리이아와 미미의 관계: 구원자와 파괴자
두 소녀의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계급과 트라우마의 교차점을 보여줍니다.
- 빛을 가져온 미미 ('The Light'): 미미는 마리이아의 평범하고 잘 정돈된 삶에 불규칙성과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그녀의 자유분방함, 예측 불가능성, 그리고 당당함은 마리이아에게 '빛, 빛, 빛'처럼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마리이아의 입장에서 미미는 세상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준 존재입니다.
- 마리이아의 '죄책감'과 '배신': 이 관계에는 치명적인 균열이 존재합니다. 마리이아가 미미를 마약 중독자로 오해하고 이를 바로잡지 못한 채 방치하는 사건은 그들의 사랑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상류층 가정의 마리이아는 미미의 사회적 지위와 배경에 대한 편견에 빠졌고, 이 침묵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배신감과 평생의 죄책감으로 남습니다.
- 성인 마리이아의 회귀와 치유: 영화는 현재(20년 후)의 마리이아가 아픈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액자식 구성을 취합니다. 이는 단순히 첫사랑을 추억하는 것을 넘어, 성인이 된 마리이아가 미미에 대한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직면하고 용서를 구하는 치유의 여정임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빛'이 사라진 이유를 이해하고, 스스로 어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 빛과 어둠의 대조
이나리 니에미 감독의 연출은 이 서사의 감정적 밀도를 극대화합니다.
- 찬란한 여름의 빛 (Valoa): 핀란드의 무성한 숲과 호수, 뜨거운 여름 풍경은 두 소녀의 사랑이 피어나는 일시적인 천국을 시각화합니다. 특히 젊은 마리이아가 미미에게서 느끼는 사랑은 강렬하고 눈부신 채도와 빛의 사용으로 표현됩니다.
- 불길한 색채와 암시: 행복한 장면조차도 노이즈가 낀 듯한 레트로 필터나 어둡고 우울한 색조와 병치되어, 행복이 곧 끝날 것임을 암시합니다. 특히 DOP(촬영감독) 사리 알토넨은 체르노빌의 위협을 불길한 보라색이나 어두운 구름 등의 색채로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불안감을 고조시킵니다.
- 퀴어 서사의 '노멀라이제이션(Normalization)': 이 영화는 퀴어 로맨스를 다루면서도 '커밍 아웃의 고통'이나 '사회적 투쟁'이라는 클리셰에 갇히지 않습니다. 마리이아와 미미의 사랑은 그들의 삶의 '사실(a fact of life)'로 그려지며, 이들의 비극은 성 정체성이 아닌, 계급, 트라우마, 그리고 개인의 실수에서 비롯됩니다. 이는 퀴어 영화로서 신선하고 성숙한 접근법으로 평가받습니다.
🌟 체르노빌의 그림자 아래에서 피어난 첫사랑의 방사능
'Valoa valoa valoa'는 단순한 멜로 드라마를 넘어선 깊이를 가진 작품입니다. 체르노빌이라는 역사적 재앙을 개인의 첫사랑과 트라우마에 연결시키며, '빛'이 어떻게 생명을 주고, 또 어떻게 위험할 수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과거의 죄책감과 대면하고, 잃어버린 '빛'을 찾기 위해 용서와 화해의 여정을 거쳐야 함을 섬세하고 시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 개인기준(취향) 평점
💕 러브 신 수위: ♥♥♥
⭐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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